음 제목을 어떻게 지어야 할까 생각해보다 그냥 쉽게 지었습니다. 별 내용 아니고, 한 때 기변증에 걸려 무수히 카메라와 렌즈를 교환했던 과거를 회상해가며 카메라를 새로 구입하려는 분들에게, 또는 비싼 카메라 샀는데 지금의 사진에 만족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짧은 조언 글을 남겨볼까 합니다.

 

빛의 3요소

삼원색 말하는 거 아닙니다.. 어 어디선가 퍼온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자료를 먼저 보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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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센서에서 빛을 받아들일 때 크게 영향을 끼치는 3요소는 바로 조리개, 셔터 속도, 감도(ISO)가 있습니다.

조리개는 카메라 렌즈, 셔터속도와 감도는 카메라에 의존적이게 되는데 우선 조리개는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빛의 양을 결정합니다. 이를 수치화한 값을 F(Focal length의 ‘F’)값이라고 하는데요. F값은 초점거리에서 조리개 직경(지름)을 나눈 값입니다. 쉽게 이야기해 35mm F1.4 렌즈가 있다면 F1.4로 찍을 때 이 렌즈 조리개 구경의 지름은 1.4 = 35 / 25, 즉 25mm가 됩니다. 최소개방값인 F22로 찍을 때는 22 = 35 / 1.59, 즉 1.59mm 정도 됩니다. 즉 저 mm를 둥근 원으로 생각해서 직경을 생각해보면 빛이 얼마나 통과할 수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조리개 값은 스탑(stop) 단위로 계산을 하는데 1스탑 = 빛의 양 2배로 생각하고 계시면 됩니다. 조리개 값이 낮을수록 직경이 넓어져 통과하는 빛의 양이 더 많아지기 때문에 더 밝은 사진을 얻을 수 있고, 반대로 조리개 값이 높아질수록 직경이 좁아져 통과하는 빛의 양이 더 적어져 더 어두운 사진이 나타납니다. 이를 최대개방(최소 조리개값일 때), 최소개방(최대 조리개값일 때)이라 부릅니다. 최대개방, 최소개방 모두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데 이건 뒤에서 설명합니다. 아, 조리개는 그 특성상 값이 낮아지면 낮아질수록(렌즈가 밝으면 밝을수록) 렌즈 크기는 그 배로 늘어납니다. 게다가 화질까지 챙기면 렌즈 크기는 더더더더더더 늘어나기 마련이죠. 즉, 밝고 화질 좋고 가볍고 싼 렌즈는 없습니다. 광학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셔터 속도는 센서가 얼마나 빛에 노출되어 있을 거고 그 데이터를 저장할 지에 대한 값입니다. 위 자료로 보면 1/1000초에서는 사람이 또렷하게 보여지고 있습니다. 1/2초에서는 흔들린 사진처럼 보입니다. 센서를 얼마나 빛에 노출시키느냐에 따라 이렇게 잔상이 남게 될 수도 있고 또렷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됩니다. 셔터 속도는 2배가 될 때 1스탑 차이로 봅니다. 즉 1/100초보다 1/50초로 찍을 때 빛의 양이 2배 더 많습니다.

감도는 센서가 빛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할 지에 대한 값입니다. 높아지면 당연히 빛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더 밝은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됩니다. 대신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면 빛 = 일종의 신호(noise?)이기 때문에 그만큼 사진에 노이즈가 더 끼게 됩니다. ISO 50이면 노이즈가 아예 안 끼는 것인가요?라고 물을 수도 있지만 사실 모든 사진은 센서로 들어온 빛의 정보가 각 색 필터(color filter array)를 통과하고 보간(interpolation) 과정을 거친 후 보여지기 때문에 우리가 사진으로 보는 모든 것은 다 노이즈가 모여서 보여지는 것입니다. 감도는 2배가 될 때 1스탑 차이로 봅니다. 즉 ISO 200은 ISO 100에 비해 빛의 양이 2배 차이납니다.

 

노출 이해하기

이제 위 자료에 설명되어있지 않은 부분을 설명해드리려 합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과 같은, 또는 더 밝은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그만큼 센서가 더 많은 빛의 정보를 담아야 합니다. 즉, 더 밝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조리개를 개방하거나, 셔터속도를 높이거나, 감도를 더 올려야 합니다.

앞에서 설명드렸듯, 감도를 높이면 사진에 노이즈가 끼게 된다고 했습니다. 만약 야간에 실내에서 음식을 찍는데 필요한 노출값(Exposure Value)이… 아 이렇게 가면 식이 들어가고 많이 복잡해지니까 더 쉽게 설명해보죠. 야간 실내 = 어둡습니다. 조명 때문에 밝지 않나?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실내 등과 같은 지속광은 아무리 밝아봐야 실외 태양빛에 비하면 많이 어두운 편입니다. 즉, 야간에 실내에서 음식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위에서 말한 대로 조리개/셔터속도/감도를 더 밝게 설정해줘야 합니다. 뭐 깊게 들어가는건 차차 들어갈테니 일단 이건 알아두세요. 또렷하고 깨끗하고 안 흔들린 실내 음식 사진은 어렵습니다.

깨끗하게 찍기 위해 감도를 낮춥니다. 사진을 더욱 또렷하게 하고 음식 전체에 초점이 맞도록 조리개를 조입니다(=조리개 값을 올립니다). 흔들리지 않은 사진을 위해 셔터 속도를 낮춥니다. 무슨 일이 생길까요? 정말로 의도한 대로 깨끗하고 또렷하고 안 흔들린 사진이 나올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감도를 낮췄기 때문에 절대 밝기(absolute exposure value)는 낮아졌고, 조리개를 조였기 때문에 렌즈에서 통과하는 빛의 양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절대 밝기가 또 낮아졌고, 흔들리지 않은 사진을 위해 셔터 속도를 낮췄기 때문에 절대 밝기가 또 낮아졌습니다. 결국은 어두컴컴한 사진만 건지게 됩니다. 우리가 의도한 대로는 못 찍지만 일단 음식을 찍기 위해서는 결국 조리개를 개방하거나, 셔터속도를 높이거나, 감도를 높여야 하는데 조리개는 렌즈를 따라가고 셔터 속도를 높이게 되면 흔들린 사진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는 값을 찾아(보통 초점거리 x 2를 안전빵이라 부릅니다.) 카메라를 잘 잡고 있어야 하며 감도는 앞에서 말했던 두 값의 타협이 끝나면 상황에 맞게 더 올려주면 됩니다. 즉, 사진을 잘 찍기 위해서는 노출을 알아야 하고, 빛의 3요소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조리개, 초점거리의 특성

조리개는 단순히 빛의 양만을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진의 심도, 화질 또한 조리개가 영향을 미칩니다. 참고링크

초점거리는 사진의 심도에 영향을 미칩니다.

 

아주 쉽게 설명해서 조리개를 개방하면 개방할수록 초점이 맞는 부분이 좁아집니다. 이를 심도가 얕다라고 표현합니다. 반대로 조리개를 조이면 조일수록 초점이 맞는 부분이 넓어집니다. 이를 심도가 깊다라고 표현합니다. 흔히 말하는 아웃포커싱(out of focus)이 바로 이 심도입니다. 이 글에서는 배경흐림이라는 우리말을 사용하겠습니다.

배경흐림은 피사체가 촬상면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피사체와 배경간의 거리가 멀면 멀수록(초점거리)조리개가 개방되어 있을수록(F값이 낮을수록), 초점거리가 길면 길수록, 이미지센서가 크면 클수록 더 많이 흐려집니다. 깊게 이야기하면 머리아프고 복잡해지기 때문에 여기까지 이야기하죠. (이미지 찾기 귀찮아서…)

그러니까 간단하게 알아봅시다. 스마트폰 카메라 앱을 켜고 어떤 사물을 세워놓고 찍는데 하나는 사물에 최대한 가까이서, 하나는 멀리서 찍어보세요. 딱 봐도 가까이서 찍은 사진이 배경이 더 많이 날아가 있습니다. 또 한 번, 이번에는 사물을 벽과 같은 배경에 최대한 가까이 붙여놓고 가까이서 찍어보시고 다른 한 장은 사물을 벽과 같은 배경에서 최대한 멀리 놓고 가까이서 찍어보세요. 배경과의 거리가 멀면 멀수록 배경이 더 많이 흐려집니다. 뭐 굳이 스마트폰까지 꺼낼 필요 없고 사람 눈도 초점을 잡는 방식(최종 검출 과정?)은 동일하기 때문에 손가락을 한 번은 눈 가까이에 대고, 또 한 번은 눈에서 멀리 놓고 손가락에 초점을 맞춰보면 손가락을 가까이 했을 때 배경이 더 많이 흐려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더 이상은 위의 참고링크를 참고해주세요.

 

이미지 센서 크기가 영향을 끼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예전에 만든 자료를 가져와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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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예전에 다른 글에 썼었지만 한 번 더 옮겨적습니다. 가장 바깥쪽에 보이는 센서는 흔히 풀 프레임이라 부르는 35mm 센서입니다. 안쪽의 1.5 crop factor는 APS-C 센서, 그 안쪽의 1/2.6″는 갤럭시 노트4(갤럭시 S6, 노트5도 동일한 크기의 센서입니다)의 센서 크기를 상대적으로 나타낸 자료입니다. 여기서는 풀 프레임과 1.5배 크롭을 상대로 비교해보죠.

55mm F1.8짜리 렌즈를 이용해 하나는 풀 프레임에, 하나는 1.5배 크롭에 끼워놓고 찍으면 위 사진대로 풀 프레임에서 찍은 사진은 전체 사진, 1.5배 크롭에서 찍은 사진은 1.5x Crop Factor에 나타나는 부분만큼 사진이 담기게 됩니다. 하지만 작가가 의도한 사진은 풀 프레임 만큼의 사진 범위입니다. 범위를 늘리기 위해 1.5배 크롭 바디에서는 의도한 사진 범위가 될 때까지 몇 발자국 뒤로 더 물러나야 합니다. 그런데 위에서 설명해드렸죠? 배경흐림은 피사체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더 흐려집니다. 즉, 풀 프레임 만큼의 사진을 얻기 위해 몇 발자국 뒤로 더 물러나면 배경 흐림이 더 약해지게 됩니다. 어려우면서 쉽죠? 흔히 쉽게 계산하는 방법은 1.5배 크롭 이미지센서 기준 렌즈 조리개 값을 1.5배 곱하면 풀 프레임에서 동일 환산화각(1.5배 크롭 24mm = 풀 프레임 24 * 1.5 = 풀 프레임 36mm)일 때의 조리개값이 나옵니다. 즉 크롭 바디에 24mm F1.8 렌즈를 끼웠다면 배경흐림은 풀 프레임 바디에 35mm F2.8 렌즈를 끼운 것과 동일합니다. (사실 소니 SEL24F18Z와 SEL35F28Z 의 비교입니다. ㅎㅎ)

단 어디까지나 이는 이론상 계산입니다만, 이유는 초점거리는 센서의 크기(대각선 길이)/2tan(화각/2) 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화각은 (2tan^-1)*(센서 크기/2*초점거리)로 정해집니다.. 복잡하니까 더 깊게는 안 가겠습니다. ㅎㅎ 대충 이렇다는 것만 알아두시면 됩니다.

 

그러면 풀 프레임 쓰면 배경이 더 많이 흐려지니까 풀 프레임이 무조건 좋겠네?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무조건 좋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같은 초점거리에서 같은 “깊은 심도”(주로 풍경)를 얻기 위해서는 풀 프레임 바디에서는 더욱 조여줘야 하는데 조리개를 조이면 조일수록 통과하는 빛의 양이 적어지기 때문입니다. 초점거리도 풀 프레임과 크롭 전부 장단점이 있는데 아래에서 설명하죠.

 

초점거리(Focal length)는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이 다시 퍼지는 구간(보통 조리개)으로부터 촬상면(이미지센서) 까지의 거리를 나타낸 값입니다. 초점거리가 짧으면 짧을수록 광각, 길면 길수록 망원이라 나타냅니다. 광각은 더 많은 것을 사진에 담을 수 있다는 뜻이고, 망원은 더 멀리 있는 것을 사진에 담을 수 있다는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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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나타낸 그림입니다. 초점거리가 짧을수록 화각(각도)이 더 커지고 초점거리가 길어질수록 화각이 더 작아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더 멀리 찍히고, 더 좁을 곳을 담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이야기했지만 1.5배 크롭에서 16mm는 풀 프레임에서의 24mm랑 동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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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과 같이 같은 화각의 렌즈로 찍었을 때 풀 프레임은 더 넓은 범위를 찍을 수 있게 됩니다. 풍경과 같은 용도로는 크롭보다 풀 프레임이 더 좋다는 소리겠죠. 물론 크롭에서도 초광각(흔히 24mm 아래)을 대응하는 전용 렌즈가 있긴 하지만 그 특성상 화질이 좋지는 않습니다. 풀 프레임만의 장점이라고 볼 수 있겠죠. 대신 위에서 말했듯 화각에서도 풀 프레임의 단점이 존재합니다. 바로 망원을 찍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멀리 있는 상을 찍을 때 크롭 바디에서는 130mm 렌즈를 사용해도 풀 프레임에서 195mm(130 * 1.5) 렌즈를 사용한 것과 동일한 화각을 갖는데 풀 프레임에서는 195mm를 찍고 싶다면 그 화각에 맞는 더 비싼 렌즈를 구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 조리개에서 빼먹은 이야기가 있네요. 조리개는 사진의 화질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이는 조리개가 회절과 수차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렌즈는 여러개의 유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보통 가운데가 가장 두껍고 주변부로 갈수록 렌즈면이 얇아지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되면 파동함수(wavefunction)에 의해… 자연스레 주변부 화질은 떨어지게 되는데 앞에서 조리개를 통해 빛이 통과된다고 이야기 드렸습니다. 조리개를 개방하면 개방할수록 렌즈의 주변부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되고, 조이면 조일수록 렌즈의 중심부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보통 중심부는 주변부보다 화질이 더 뛰어나기 때문에 이는 조리개를 조이면 조일수록 화질이 살아나는 이유로 이어집니다. 반대로 최대개방에서는 렌즈의 주변부까지 싹 긁어서 렌즈와는 다르게 평면인 센서에 전달하게 되는데 결국 주변부 화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일단 쉽게 설명드리면 카메라 센서는 평면이지만 렌즈는 둥글기 때문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소니가 굴곡 센서를 연구하고 있습니다만 아직 아무 성과가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마냥 조리개를 조인다고 좋은 건 아닙니다. 조리개를 통해 들어오는 건 빛입니다. 빛에는 회절이라는 특성이 있습니다. 즉 조리개를 조이면 빛의 회절을 눈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아아 모르실까봐… 회절은 빛(파동)이 어떤 좁은 구멍을 통과할 때 빛의 직진성으로 인해 좁은 곳을 통과한 빛이 퍼지면서 발생합니다. 즉, 사진으로 볼 때 회절의 영향을 받은 사진은 초점이 맞았음에도 흐리멍텅(소프트)하게 보이게 됩니다.

그러면 개방도 쓰지 말라 하고, 조이지도 말라고 하고.. 어떻게 쓰라는 건가?!라고 묻고 싶으시다면 각 렌즈별로 조리개 값마다 테스트한 자료를 인터넷에서 쉽게 찾으실 수 있으니 그걸 보시면 됩니다. (…) 일단 쉽게.. 대부분의 렌즈는 F5.6-F8 사이에서 화질의 피크(peak)를 찍습니다. 저 조리개 구간에서 화질이 가장 뛰어나다는 소리죠.

 

조리개는 또한 빛갈라짐과 보케(bokeh)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아래와 같은 것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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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케는 조리개가 생긴 모양 그대로 나옵니다. 원형 보케, 그 중에서도 찌그러지지 않은 보케(<>찌그러진 보케, cateye bokeh)를 예쁘다고 말하죠. 사실 보케는 조리개 모양도 따라가지만 렌즈를 어떻게 설계하냐 또한 그대로 따라갑니다. 대체로 자이스 중에서는 플라나(Plannar) 계열 렌즈가 묘사가 부드럽고 보케가 예쁜 반면, 선예도와 렌즈 크기를 고려해 만들어진 조나(Sonnar) 계열 렌즈의 경우 묘사가 날카롭고 보케가 예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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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갈라짐이 생기는 이유는 빛의 회절 현상 때문입니다. 회절이라고 마냥 안 좋다고 할 수 없는 게 빛갈라짐은 회절에서부터 나오니까요. ㅎㅎ 좁은 곳을 통과한 빛이 퍼지는 과정에서 조리개에 있는 각진 부분을 통과할 때 저 부분을 통과한 빛이 끝쪽으로 퍼지면서 빛갈라짐이 발생합니다. 역시 빛갈라짐도 올드 렌즈들은 하나같이 예쁜데 요즘 렌즈들은 원형 조리개(circular aperture)에 집착하느라 보케가 하나같이 예쁘지 않습니다. 물론 여기서 이야기하는 요즘 렌즈는 소니 렌즈 기준입니다. 끄응..

 

감도와 화소

감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사진에 노이즈가 낀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대신에 더 많은 빛을 받을 수 있다는 이점을 설명드렸고요. 뭐 한 가지 더 하고 싶은 이야기라면 감도를 너무 아끼지 말라는 것 정도..요? 흔들린 사진보다 노이즈 조금 더 낀 사진이 훨씬 낫습니다. 모든 사진을 1:1로 확대해가며 볼거 아니잖아요? NR 먹이고 리사이징하면 ISO 3200, 6400까지는 쓸만합니다. 감도 이야기는 끝났고, 여기서는 카메라 별로 구분해서 들어가볼까 합니다.

감도는 센서가 크면 클수록, 화소가 낮으면 낮을수록 노이즈에 강해집니다. 같은 단위면적 당 받는 빛의 양이 더 많아지기 때문인데요. 쉽게 소니 사의 a7s와 a7r이라는 카메라를 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소니 a7s의 경우 겨우 1200만 화소밖에 되지 않습니다. 소니 a7r은 무려 3600만 화소입니다. 일반인들이 보면 그놈의 화소 마케팅 때문에 화소가 높으면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같은 센서 크기에 화소가 더 높아지면 그만큼 노이즈에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아래 스크린샷을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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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a7s는 겨우 1200만 화소밖에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 드렸습니다. 하지만 화소를 낮춰 한 픽셀 당 빛을 받는 부분을 더 크게 키웠기 때문에 똑같이 ISO 25600인데 노이즈는 완전 천지차이입니다. 노이즈를 없애기 위해 NR(Noise Reduction)을 먹이게 되면 당연히 a7s의 노이즈가 더 적기 때문에 디테일이나 더 깨끗한 사진 면에서는 a7s가 더 훌륭한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이는 풀 프레임 바디, 크롭 바디의 고감도(high ISO) 성능 차이에 막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아래 1.5배 크롭 카메라와 풀 프레임 카메라를 비교한 자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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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래 Low-Light ISO를 보시면 됩니다. 고감도 성능에서 약 1.8배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두 카메라는 같은 화소(2430만 화소)를 갖고 있기 때문에 센서가 더 큰 A7 II가 빛의 수광량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번외지만, DR에서도 차이가 나고 있는데 DR(Dynamic Range) 값은 같은 이미지에서 표현할 수 있는 최소 노출과 최대 노출의 차를 나타낸 값입니다. 흔히 이를 DR 관용도라고 부릅니다. 뭐 DR은 엄청난 차이는 아니니까 그렇다고 치고, 고감도 성능은 딱 저만큼 차이나는 게 눈으로 보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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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부분에서 이야기 해드리고 싶은 부분은 화소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니라는 소리입니다. 아직도 수많은 스튜디오에서는 1000만 화소 대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고 소니 a7s가 나온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소리입니다. 하물며 센서 크기가 0.5~1인치도 안되는 폰카의 경우 말할 필요도 없겠죠.

또한 화소가 높으면 높을수록 렌즈 해상력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같은 크기의 센서에 화소가 더 높다면 자연스레 더 비싼 렌즈 구입으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렌즈 해상력은 또 무엇일까요?

흔히 렌즈 해상력으로 공간 주파수 단위를 사용합니다. LW/PH로 나타내는데 Line Width per Picture Height의 약자입니다. (다르게는 LW/mm 단위를 쓰는 곳도 있습니다.) 같은 높이의 사진에 선을 쭉쭉 그었을 때 선을 얼마나 구분해낼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숫자인데요. (contrast 차) 당연히 높으면 높을수록 사진이 더 또렷하게 찍히고 낮으면 낮을수록 사진이 더 흐리게(soft) 나옵니다. 여러 사이트에서 렌즈 성능을 측정하고 결과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건 좀만 찾아보시면 각 렌즈별 자료를 찾으실 수 있습니다.

 

카메라 고르기

사진은 돈을 쓰면 쓸수록 좋아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반은 틀립니다. 제발(!) 풀 프레임에 현혹되지 마세요. 크롭 F1.8로도 여러분은 충분히 만족하실 수 있을 것이고(아마..?) 실내 사진은 풀 프레임도 답이 안 나오며(예쁜 실내 사진이 있다? 100% 조명/플래시빨입니다.) 무엇보다 50만 원 짜리 크롭 카메라와 200만 원 짜리 풀 프레임 카메라의 차이는 조작계와 90% -> 95% 정도의 차이입니다.

풀 프레임 카메라는 선천적으로(inherently) 무겁고, 비쌉니다. 풀 프레임 대응 렌즈는 렌즈 알이 그만큼 더 크게 들어가고 더 크게 들어간 만큼 화질을 더 잡아줘야 하기 때문에 특수 렌즈가 들어가는 경우도 많으며 이에 따라 풀 프레임 렌즈는 동급 크롭 렌즈에 비해 무조건 더 비싸고 더 무거워집니다.

풀 프레임의 장점은 낮은 조리개에서의 심도, 광각, 고감도 성능, 보정 관용도 말고는 거의 없습니다. 더 무겁고 더 비싸기만 하죠. 풀 프레임 환상에 젖어 계시는 분들이 많은데 1.5배 크롭 바디의 센서는 절대로 작은 편이 아닙니다. 이미 일상용으로는 크롭으로 충분하며 쩜팔급 단렌즈, 광각 쓸거 아니면 막말로 풀 프레임은 그냥 돈낭비입니다. 크기까지 커서 평소에 들고 나가기 부담스러운 건 덤이죠. 카메라는 가벼운 게 최고입니다.

 

위에 쓴 말이 배불러서 하는 헛소리같이 보일 수도 있겠지만 크롭에서 풀 프레임 바디로 넘어온 수많은 사람들은 위와같은 생각을 분명 하실 것이라 장담합니다. 특히나 돈을 생각하면 말이죠. 돈을 3-4배 쓴다고 사진이 3-4배 좋아지지 않습니다. 10%, 20% 좋아집니다. 이는 여러 사진 관련 카페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풀 프레임 뽐뿌가 와서 막상 샀더니 화질이 생각보다 안 좋다, 다른 사람들은 사진 예쁘게 잘 찍던데 왜 내 사진은 이러냐..라는 분들 말이죠. 즉, 대부분 돈 쓴 것에 비해 사진이 그만큼 좋아지지 않으니 후회하는 경우입니다.

크롭 바디 들고 계신 분들, 사진 보정을 배우세요. 더 이상 멍청한 인텔리전트 자동같은 모드 믿지 마시고 반자동 또는 수동에 맛들여 보세요. 팬포커스 사진 두 장, 한 장은 크롭 바디로 찍은 사진, 한 장은 풀 프레임 바디로 찍은 사진을 줬을 때 구분할 수 있는 사람 1000명 중 5명 될까 말까라고 장담합니다. 사진 보정, 여러분이 인터넷에서 보는 멋진 사진들은 99% 보정을 거친 사진입니다. 간단하게 쓸 사진이 아니라면 JPG 대신 RAW로 찍는 습관을 들이시고 라이트룸과 같은 툴과 친해지세요.

 

뭐 제목은 카메라 고르기라고 적었지만 하고 싶은 말은 사실 위에 써둔 내용이 전부입니다. 돈낭비 하지 마시고, 특히 표준 줌 렌즈만 쓸거면 굳이 비싼 카메라 사지 마세요. 싼 카메라에 좋은 렌즈보다 사진은 떨어집니다. 줌 렌즈는 편리성을 위한 렌즈이지 화질을 위한 렌즈가 아닙니다. (가끔 툭튀하는 괴물들 제외) 특히나 표준 줌 렌즈는 대게 24-70mm의 화각을 갖는데 대부분 이런 화각을 가진 렌즈들은 최대개방 화질이 형편없을 뿐더러 망원에서는 한숨 나오는 수준입니다. 여러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다 보면 a6000 + 번들 vs rx100m3와 같은 글이 보이는데 저라면 무조건 후자 추천합니다. 조작계에서는 a6000이 더 좋을 수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화질은 후자가 훨씬 뛰어납니다.

 

내용은 여기까지고.. 잘못된 내용에 대한 지적은 댓글로 달게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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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ssut (SuHun Han)

7 replies on “사진 이론, 카메라 고르기

  1. 안녕하세요. 월간사진입니다. 선생님 글 재밌게 읽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질문을 드리려고 하는데, 이메일 주소를 알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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